A Perfect World (영화)
12회 전주국제영화제 1일차 [엘류테리아의 꿈, 페르페툼모빌레, 장쟝티, 공사중]
by wookule
2011. 5. 8.
엘류테리아의 꿈[The Dream of Eleuteria]
놀라운 영화 원 샷 롱 테이크로 90분의 런닝 타임을 채운다... 아.. 이건 쫌 대박... 개인적으로 롱 테이크를 좋아하지만 이정도의.. 이 영화야말로 진정한 리얼타임 영화... 장편은 처음이라는 감독님이지만 그전 작품들도 모두 이렇게 원 샷 롱 테이크로 진행하셨다고 한다.. 진정 대박인 듯... 필리핀 세부출신의 작가가 쓴 단편을 보고 마음에 들서 영화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한스라는 나이든 독일남자에게 시집가기위해 세부를 떠나는 날 선착장까지의 90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90분이라는 롱 테이크 동안 사람들이 끊임없이 등퇴장하고 카메라는 계속 끊임없이 움직인다. 수많은 리허설을 하고 6번의 테이크 중 5번째 테이크가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영화는 특성상 클로즈업이 몇 번 등장하지 않는데 특히나 마지막 선착장에 가기위해 차에 탔을 때의 클로즈업이 기억에 남는다. 흔히 클로즈업은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기 위한 샷이라고 한다. 그런 점이 잘 살려졌다. 중간 중간 클로즈 업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영화도 충분히 좋다. 롱 테이크를 좋아하는 나에게 공부가 많이 된 영화다.
★★★★

페르페툼 모빌레[Perpetuum Mobile]
제목의 의미는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는 일이라고 한다. 감독님께서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제목의 의미 데로 주인공들은 매일반복적인 일상을 살고 있지만 결코 같은 날을 사는 것은 아니다. 감독님은 누구나가 일상적인 삶을 살지만 그 안에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주인공의 직업인 이삿짐센터도 그렇다 매일매일 짐을 나르고 돌아오지만 매일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영화는 단절된 가족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영화소개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2주 만의 할머니의 죽음을 발견하게 된 딸과 손자. 나는 소개만 보고는 여기서부터 영화의 사건이 전개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진정 가족 간의 대화의 단절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전개 끝에 할머니의 죽음을 발견하게 된다.
★★★
장 쟈티[Jean Gentil]
교수 장 레미 쟈티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야기. 아이티에 살던 장쟈티가 직업을 얻기 위해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우연히 도미니카공화국에 가게 되고 그곳에 정착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장쟈티라는 캐릭터는 독특하다. 까다롭다고나 할까? 감독님의 말에 의하면 그렇다. 장쟈티에게 여러 번의 정착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공사장에서도 농장에서도 숲에서도 노력하면 살아갈만한 환경이었는데도 만족하지 못하고 떠나고 만다. 4개 국어를 할 줄 알고 있다는 것도 누군가를 가르쳐서 살아갈 수도 있을 텐데 몇 명을 가르치는지 어디에서 가르치는 지까지 따지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만성 두통에 시달린다. 이러한 두통이 장쟈티라는 인물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냥 지나 갈수 있는 일도 되짚어서 고민하는 인물. 그렇다고 영화가 시종일관 고뇌하는 인물들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따금씩 유머 있는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아이티인 들과 도미니카공화국 사람들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감독은 부인 때문에 장쟈티 교수를 알게 되었고 교수는 자기이야기 하는 것을 즐겼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이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장쟈티교수와 이야기하면서 영화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고 장쟈티교수가 직접 출연했다고 한다. 교수는 처음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할 때는 많이 힘들어했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그럼 모습들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감독님도 독특한 경험이라고 한다.
실제이야기를 실제인물이 찍은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의 모습들...
★★★
공사중[Work in Progress]
바르셀로나 엘치노 지역의 재개발에 관해 찍은 다큐멘터리. 처음에는 극영화인줄 알았다. 관객의 질문이 다큐인데 일반적으로 등장인물과 대화 같은 것을 하지 않고 등장인물이 카메라를 안쳐다본다고 질문을 했다. 어떤 의도였는지를 물었다. 감독님은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등장인물들과 많이 만났다고 한다. 실제로 영화중에 건물공사가 2년 동안 진행되었는데 매일 찾아가서 동네주민들을 찍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감독님은 낚시에 비유했다. 물고기가 안 잡히고 낚싯대를 던져 놓고 기다리는 것처럼 매일 찾아가 촬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카메라를 보고 이야기하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영화를 위해서 장면을 없애는 것이 낫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하신다. 영화는 엘치노의 많은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매일매일 진행되는 공사. 쫓겨나는 사람들 머무르는 사람들. 공사현장에서 로마인들의 무담이 발견되고 영화는 한참동안 무덤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님은 이 장면을 죽은 이웃들이라는 시퀀스라고 불렀다고 한다. 엘치노는 과거는 지워지고 새로운 미래가 들어서는 공간인데 훨씬 이전의 로마인들의 무덤은 이야기된다. 영화 후반에도 공사장의 낙서들 공사의 흔적들 전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들 이런 과거들은 모두 지워지고 덧칠되어 사라진다. 마지막에 건물이 완성되어 갈 때 쯤 부동산업자가 새로 들어올 사람들에게 로마인의 무덤이 나왔던 유서 있는 공간이라고 얘기한다. 가까운 과거는 지우고 먼 과거는 이야기하는 아이러니라고 감독님은 말한다. 감독님은 교회 같은 건물은 오래 되도 그대로 남겨두는데 우리들이 살아가는 터전은 낙후되었다는 명목 하에 세입자들을 내쫓다시피 하고 새로운 건물들을 짓는 것이 싫다고 하셨다 그럼 오래되고 작은 건물들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지루하고 무슨 이야기인 줄 몰랐지만 이 영화는 시간이 갈수록 휠 씬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